제주에는 360여개의 오름이 있다고 하는데,
그 많은 오름들 중에서 '거문오름'은 가장 오르기 어려운 신비한 오름이다.
물리적으로 거문오름 오르기가 힘든 것이 아니라
세계자연유산 사전예약제로 아무때나 속살을 볼수 없기 때문이다.
몇 번 생각을 하면서도 사전에 예약을 하기가 쉽지 않은 오름.
지난 7.1일 장맛비가 부슬거리던 날,
'폴에이리조트' 30여명의 사원들과 함께 처음으로 거문오름을 둘러볼 수 있었다.
과연 제주 사람들은 몇 개의 오름을 알고 있을까?
제주에서 낳고 자라서 직장까지 몇 십년을 살고 있다고 하여도
내가 알고 있는 오름도 대략 30여개에 불과할뿐이다.
제주의 오름이 다 그렇듯이 거문오름도 특성이 있다.
거문오름의 유난히 검은 돌과 흙 그리고 녹색이끼로 덮힌 곶자왈은
뭔가 신비스러운 기운을 솟아나게 한다.
거문오름은 비오는 날에 올라도 좋다.
울울창창한 삼나무와 편백나무 그리고 수백년도 넘었을 숲길을 걸으면서
마치 용의 숨소리가 들릴듯한 서늘한 바람이 빗길을 멈추이게 한다.
거문오름은 높고 낮은 아홉개의 봉우리와 분화구 안에 알오름이 있어
마치 아홉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하면서
풍수지리상으로는 '구룡농주형(九龍弄珠形)'이라 불리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명칭 : 거문오름용암동굴계 (Geomunoreum Lava Tube System )
면적 : 22.367㎢ ( 핵심지역 3.303㎢, 완충지역 19.064㎢ )
용암동굴계 형성 시기 : 30만년 ~ 10만년 사이
세계자연유산 등재일 : 2007. 6. 27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오름이 폭발하면서 분출된 용암류가 지형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5개의 용암동굴 '뱅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을 말한다.
이 다섯개의 용암동굴은 모두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이기도 하다.
태고의 생태를 보존하고 자연의 가치를 지켜내는 거문오름은
비오는 날 정상에서 바라보는 안개 가득한 굼부리(분화구)가 있어 더욱 신비롭다.
거문오름의 식생도 남다르다.
오름을 내리는 길에서 만난 정지용의 시 '백록담'에 나오는 '고비고사리'가
매끈한 몸매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해발 456m의 작은 화산인 거문오름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분출된 다량의 현무암질 용암류(熔岩流; lava flow)가
지표를 따라 북북동 방향으로 약 13㎞ 떨어진 해안까지 흘러가는 동안 형성된 일련의 용암동굴들의 무리를 말한다.
용암동굴들은 위에 열거한 5개 동굴외에도 계속해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화산섬 제주의 자랑 '곶자왈'
제주의 연 평균 강수량 2,200mm 중에서 대부분을 지하로 받아들여
20여년 동안 용암돌과 화산송이로 거르고 걸러 지하수를 만들어 준다.
제주는 이 녹색의 숨골 곶자왈이 있어 더욱 풍요로워졌다.
이렇게 싱그러움이 넘쳐나고 상서로운 신비가 가득한 거문오름,
폴에이리조트 사원들은 관광성수기에 지친 피로를 오늘 이곳에서 달래주었다.
제주의 360여개의 오름은 나름대로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세계적인 자연적,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비오는 날 제주의 토박이 내가 둘러본 거문오름은
무언가 '신비한 기운'을 보여주는 오름인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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