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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219

한 장의 크리스마스카드 예전에 우리는 한 해가 넘어가는 시기인 12월이 되면 조금은 풍성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변에 송구영신을 알리는 카렌다와 연하장들이 넘쳐나며 한 해가 넘어감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종교를 넘어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 받았고, 여기 저기 알듯 모를듯한 친지들 연하장이 배달되어 왔다. 어느 해엔가에는 성탄 카드와 연하장을 100여 장 이상을 받아보았을 정도였다. 당시 이러한 세밑 풍습은 폰과 인터넷 같은 같은 정보통신망 구축이 안되었던 시절이었기에, 아마도 간단한 카드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상호간의 존재와 일치감을 확인하려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오래전부터 성당에서는 크리스마스카드를 예쁘게 만들며 서로 축하해 주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핸드폰 문자로 성탄 메시지를 주고 받게 .. 2021. 12. 30.
최후의 종이신문 올 해를 마지막으로 우리 집에서 종이신문이 사라지게 되었다. 온라인 뉴스의 홍수 속에서도 최후까지 내 곁을 지켰던 종이신문은 주간 종교지 '가톨릭신문'이었는데, 연말을 기점으로 제주지사 운영이 폐지되면서 종이신문 배송을 그만하겠다는 연락이 있었다. 이제와 돌아보니 반 백년 동안 우리 집으로 배달되었던 많은 종이신문들이 어느새 하나 둘 사라져갔다. 내가 신문을 처음 접하기 시작한지는 한 갑자가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신문을 처음 접하기 시작한 것은 국민학교에 입학하여 한글을 깨우칠때 부터였다. 당시 일간신문은 한자 혼용이었기에 어린이가 읽을 정도가 아니었지만, 집으로 배달되는 동아일보에는 '고바우 영감'이라는 4컷짜리 만화가 한글로 연재되고 있어 세태를 풍자하는 시사 만화를 보는 재미에 신문이 기다려지곤.. 2021. 12. 23.
부스터 샷 접종기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어느날 갑자기 새롭게 등장한 단어가 있다. 3차 백신 접종을 뜻하는 '부스터 샷(booster shot)'이라는 단어는 외래어로 이미 우리 주변에 일상화 되었다. 이 말은 단어 자체의 뜻과는 달리 "백신의 면역 효과를 강화해 주기 위한 추가 접종"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어제 부스터 샷을 접종하였는데 현재까지 별 이상을 없는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소위 물백신으로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차에 걸쳐 접종하였다. 접종 당시부터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크다는 여론에 어르신들만 접종하면서 '아재(AZ) 백신'이라고 놀림을 받았었다. 아재백신에 대하여 얼마나 믿을 수 없었는지는 질병청에서 발표하는 것만 들어보면 그냥 알 수 있었다. 방역 당국에서.. 2021. 12. 17.
마스크 쓴 '서귀포아트콰이어합창단' 어떤 사안에 있어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지만, 그 중에서 예술 분야는 전시나 공연보다는 연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대표적인 분야인것 같다. 마치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울었다'는 시어가 우리에게 심금을 울려주었듯, 합창은 단 몇 분간 무대 공연을 위하여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화음을 맞추어야만 한다. 그렇게 힘들게 오른 무대에서의 공연은 순식간에 허무하리만치 지나버리고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 소리도 짧은 감격에 그쳐야 한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후에도 하모니로 하나가 되었던 뿌듯한 마음은 이리도 오래 머물 수 있음은 무엇때문일까? 서귀포예술의 전당에서 운영하는 '서귀포아트콰이어합창단'은 몇 년 전 '다문화 합창단'에서 시작하여 지난 해 본격적인 혼성 합창단으로 .. 2021.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