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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139

위미 마을목장의 쇠테우리 내 고향 위미리에는 아직도 마을공동목장이 남아 있다. 제주도의 대부분 마을에는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 넓은 마을공동목장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2000년을 전후로 제주개발이라는 광풍이 불어오면서 중국자본과 부동산 졸부들에 공동목장이 팔려나갔으며 골프장이나 리조트 또는 관광개발이라는 이유로 중산간 지역을 파헤쳐지는 와중에도 위미마을목장은 살아 남아 있다. 위미2리 마을 공동목장은 아래에서 보이는 자배봉(망오름) 북쪽과 고이악(고리오름) 일대 23만 평이며, 이 목장은 다른 마을들처럼 목장조합원들의 소유가 아니라 위미2리마을회가 토지의 재산권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마을회 전체 소유였기에 아직도 팔아먹지 못한 이유일 것이다. 위미목장으로 들어가는 망오름 북쪽 입구에는 ‘빌레못’이라는 자그마한 물이 고여 .. 2020. 6. 17.
허신정숙 화가의 생태 식물전에서 내가 허신정숙 화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 서귀포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하였던 ‘타케신부 전시회’에서였다. 이 전시회에 제주도 작가 중에서 유일하게 초대받은 허신정숙 화가는, 100년 전에 이 땅 제주에서 생태 영성의 삶을 살았던 타케신부 전시회의 취지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작품, 초록으로 넘실거리는 식물들을 가득 담은 멋진 대작을 보여 주었다. 그때의 강열 하게 다가왔던 작가와 식물들에 대한 감성은 타케신부 전시회에 와도 약간 연관이 있었던 나의 기억 속에, 잔잔한 초록으로 오래도록 자리 잡았던 것 같다. COVID-19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혹독한 시련으로 두 계절이 지나가는 5월의 마지막 날에 찾아간 허신정숙 화가의 “Thank-You” 작품전은,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은 호젓하고 .. 2020. 6. 1.
감귤껍질까지 진상품이었다. 성산 신천마장에서 말로만 들었던 감귤껍질 말리는 광경을 보았다. 마소를 키웠던 넓은 마장에 노란색 감귤껍질을 널어 놓아서 겨울 햇볕과 차가운 바닷 바람에 자연건조를 시키고 있었다. 제주에서도 이렇게 많은 감귤껍질은 구할 수 있는 곳은 감귤가공공장 뿐이다. 감귤 성분의 원료 .. 2020. 4. 25.
월라봉과 소나무 서귀포 감귤박물관을 아우르고 있는 월라봉은 자그마한 오름이다. 신효마을에 바위절벽으로 연결된 월라봉은 걸어서 20여분 정도면 둘러 볼 수 있는 특별한 절경도 없는 산책코스이다. 그러나 내 고향 위미에서 바라보는 월라봉은 대단한 오름이었다. 신효 월라봉에서 동쪽으로 5km 떨어진 위미리 마을에서는 아침에 동쪽 바다에서 태양이 뜨고 저녁에 서쪽 월라봉에서 해가 졌다. 내 어릴적에 바라 보았던 월라봉은 한라산에서 산등성이로 이어져 내려오며 높은 절벽으로 이루어진 오름이었고, 그 오름 너머에 해가 떨어져 잠을 잔다는 호수의 존재가 너무 궁금해 했었다. 이러한 월라봉의 환상을 확실하게 없애준 것은 중학교때였다. 당시 우리 마을 위미에는 중학교가 없었기에 월라봉이 있는 효돈중학교에 입학했는데, 같은 반 친구들과 찾.. 2020.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