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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139

100년이 지난 두릅나무꽃 이른 봄 산나물의 여왕은 단연 두릅나무 순이다. 두릅은 독특한 향과 맛이 있어 오래전부터 인기가 있었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맛 때문에 두릅나무는 새 순을 올리자마자 꺾이는 비운을 겪는 나무이다. 물영아리 오름 부근에는 내가 잘 아는 두릅나무 군락지가 있었다. 10여 년 전 고사리 따러 갔다가 물영아리 서쪽 곶자왈 입구에서 그리 크지 않은 두릅나무가 50그루 이상 자생하고 있는 장소를 알게 되었으며, 그후부터는 매년 5월 초 다시 찾아가 두릅순을 적절하게 채취하며 관리했다. 그런데 3년 전부터는 두릅을 따지 못했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두릅을 채취하면서 새순까지 모두 따 버렸기 때문에 두릅나무가 고사되기 시작하였다. 올 해 다시 찾은 두릅나무 군락지에는 말라버린 고사목들만 가득 남아.. 2022. 6. 3.
산딸나무(틀낭) 꽃과 열매 한라산에는 '틀낭'이 많이 자란다. 제주어로 틀낭은 열매를 뜻하는 '틀'과 나무를 뜻하는 '낭'을 합친 이름인데 '산딸나무'를 말한다. 산딸나무는 늦은 봄 5월에 십자가 모양의 하얀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를 맺는데, 넉장의 꽃잎이 십자가 모양을 닮았으며 예수님 수난 십자가를 만든 나무가 산딸나무로 알려지면서 십자나무로 불린다. 예전에는 한라산 숲속에 들어가야만 틀낭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산딸나무는 수형이 아름답고 하얀꽃과 빨간 열매를 맺기에 정원수로 인기가 높으며, 제주시 과학단지에는 가로수로 조성되어 있는 등 여기저기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유럽의 설화에는 원래 산딸나무(Dogwood)는 딱딱한 재질을 지니며 10m 이상 높고 크게 자라는 나무였는데, 예수님 십자가로 사용된 이후에.. 2022. 5. 28.
한라산 최고령 왕벚나무를 찾아서 2016년 산림청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 한라산에 자생하고 있는 최고령 왕벚나무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제주시 봉개동 개오름 남동쪽에서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의 목편을 추출 분석한바 수령이 무려 270년으로 추정되었으며, 높이 15.5m, 밑동 둘레 4.49m 지금까지 알려진 왕벚나무 중 최대 크기"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자생지를 찾지 못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최고령 왕벚나무를 우연한 기회에 만날 수 있었다. 서귀포에서 매년 개최되어 왔던 봄맞이 축제의 프로그램으로 왕벚나무 주권 찾기 포럼과 함께 왕벚나무 자생지 생태 문화 탐방이 있어 함께하였다. 사실 왕벚나무 자생지는 매년마다 탐방하고 있었기에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올해도 지난 4월에 틀낭학교 과외 행사로 왕벚나무 자생지 4개소를 전부 돌.. 2022. 5. 27.
꿀벌을 부르는 찔레꽃 제주의 5월에는 찔레꽃이 핀다. 여기저기 흔하게 핀 찔레꽃은 다섯 장의 하얀 꽃잎을 자랑하며 꿀벌을 부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꿀벌이 개체수가 감소되고 있다고 한다. 꿀벌의 감소 원인은 농약 사용과 기생충 등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시적 고온현상으로 제주도는 물론 한반도 남부지방에서 각종 꽃이 피었는데, 월동에 들어갔던 꿀벌들이 계절을 착각해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가게 되었으며, 이때 갑자기 기온이 낮아지면서 집단폐사로 이어졌다고 한다. 꿀벌들이 변화하는 온난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꿀벌은 누에와 함께 인류가 오래전부터 길러온 곤충이다. 그런데, 최근 꿀벌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꽃가루 매개로 하는 과일이나 채소, 견과류 등의 생산 감소로 이어.. 2022.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