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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리(南星里)와 노인성(老人星) 올겨울에는 남성리에 있는 칠십리시(詩)공원을 자주 걷게 된다. 서귀포 도심지 내에 있는 이 공원에서는 눈 덮인 한라산을 만날 수 있는 멋진 포토존이 있다. 서귀포 주변에서 건축물과 전선에 방해받지 않고 한라산을 바라볼 수 있는 이 정도 풍광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겨울철 남성리 칠십리시공원에서는 아주 희귀한 별인 남극(南極) 노인성(老人星)을 볼 수가 있다. 남극노인성은 카노푸스(Canopus)라고 부르며 지구와는 310광년 거리에 있다. 이 별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9월 하순부터 다음 해 4월 초까지 나타나는데 서귀포시 해안에서 이 별을 관측할 수가 있다고 한다. 예부터 제주도의 명승지를 뜻하는 영주 12경에 나오는 “서진노성(西鎭老星)”은 서귀진성에서 노인성인 남극성을 보는 사람은 장수한다는 속설을 .. 2021. 1. 27.
냉해 입은 제주감귤 제주에서도 서귀포는 평소에 눈이 거의 안오는 지역이다. 그런데 새해를 맞아 제주에는 연 4일째 폭설과 강한 한파가 찾아와 온 섬을 꽁꽁 얼려버렸다. 제주에서 빙판으로 노선버스가 운행을 중지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는데 한라산 5.16도로는 물론 일부 산록도로까지 얼어붙어 중산간 마을이 고립되기조차 했다. 이렇게 제주에 닥친 한파로 감귤을 비롯한 밭작물에서 냉해가 속출하고 있어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감귤은 아열대성 과일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감귤재배는 제주도의 남쪽 지방에서만 가능했었는데, 이는 한라산 남쪽의 사시사철 따뜻한 기후 여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특성으로 감귤은 섭씨–2도 이하 영하의 날씨가 48시간 이상 오래 지속되면 감귤과 나뭇잎이 얼리는 냉해를 입게 된다. 그런데 제주도 동.. 2021. 1. 14.
눈 내린 하논순례길 서귀포 하논분화구에 눈이 내린 풍광을 만나기는 쉽지않다. 1년에 한 두번 눈이 내기기는 하는데 분화구의 특성상 쌓인 눈이 바로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해는 특이하게도 연3일간 제주에도 한파가 계속되고 있어 눈 내리는 하논순례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하논순례길은 2010년에 산남지역 최초로 설립되었던 하논성당터를 발굴하면서 조성된 길이다. 이 길은 2013년 제주교구 공식 순례길로 선포되어 도내외 널리 알려지면서 연 5천여명이 순례자가 찾아오는 순례길로 정착되었다. 이 하논순례길에서는 아름다운 하논분화구와 120년 종교사적지, 4.3잃어버린 마을과 솜반천, 흙담소나무와 면형의 집, 그리고 문화가 살아있는 이중섭거리를 만날 수 있다. 하논순례길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여럿 있다. 첫째는 제주의 역.. 2021. 1. 9.
서귀포칠십리 바닷가 2021년 새해 연휴를 보내면서도 특별히 할일이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상한 단어가 일상이 되면서 사람이 서로를 피해야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을 두려워하고 서로의 감염 전파를 의심하며 접촉을 두려워해야 하는 세상! 2021년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5인 이상 모임금지라는 굴레는 연말을 지나 1월 중순까지 연기되었다. 아이들이 없는 우리 부부가 새해 연휴를 맞아 찾아갈 곳은 바닷가 산책뿐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서귀포 지역의 바다는 아름답다. 송악산에서 일출봉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어느 바닷가에도 자연은 살아있고 추억이 묻어난다. '서귀포칠십리'라는 말이있다. 칠십리의 뜻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성읍의 정의현청에서 현재 서귀항 부근의 서귀진까지 거리를 말한다. 실제로 1리는 약400.. 2021. 1. 6.
김대건순례길에서 맞이한 성탄절 2020년 크리스마스는 대축일 미사도 없고 캐롤송도 부르지 못했던 성탄절로 기억될 것이다. 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전국의 성당과 교회와 사찰에서는 12.23일부터 1.3일까지 신자들과 함께하는 종교예식을 중지하도록 권고되었다. 따라서 성당에서 미사는 비대면으로 한정되면서 성탄 대축일 미사를 유튜브와 CPBC-TV를 시청할 수밖에 없는 사상 유래없는 씁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최근 세계를 팬대믹 상황으로 몰고 간 그 하찮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제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우리 인간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오만에 의한 창조질서의 훼손을 경고하듯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복하는 성탄 축제까지 참여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 바이러스.. 2020. 12. 27.
위미항 '앞 개' 포구, 일본-제주 여객선 기항지였다. 내 고향 위미리는 조선조 이전에 '우미'라는 이름으로 설촌되었을 정도로 오래된 마을이며, 우리 군위오씨(吳氏)는 350년전 '뙤미'에 정착하여 현재까지 뿌리가 이어져 오고 있는 유일한 성씨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를 먹은 후 내가 태어난 위미마을의 새로운 역사를 알게 되었으니 그동안 고향에 무심했던것 같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로 강의나 모임이 힘들어지면서 온라인 화상회의시스템 ‘줌’(ZOOM’)이 새로게 각광받고 있다. 나 역시 처음 접해 보는 ZOOM을 이용한 수요대담에서 어느 신부님으로부터 내 고향 위미리에 대하여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들었다. 위미항은 1980년대에 조성되었다. 그러나 위미항에 있는 ‘앞개’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포구이다. 앞개는 마을 앞에 있는 포구라는 뜻으로 제주어로 .. 2020. 12. 21.
관변·사회단체의 보조금 관광 실태 최근 제주도를 코로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진주시 이통장협위회 제주 연수를 보면서 도민들은 보조금 예산을 받아 연수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관변·사회단체의 관광 실태를 비난하는 여론이 높다. 진주시에서 11월 중순에 두 차례 실시한 이장과 통장 단체 제주 연수 참가자 중에서 33명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이들과 접촉했던 제주도민 5명도 확진되면서 도민들이 일상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제주도 연수는 경남도청의 여행 자제 지시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예산으로 연수를 강행했으며, 제주에서 마사지샵 등 연수와 관련이 없는 ‘놀자판 관광’을 했다는데 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나 역시 피해가 크다. 우리 부부는 11월 말 서울에 사는 세 살 손녀가 보고 싶어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2020. 11. 30.
문창우 주교, 제주교구장 착좌식에서 지난 주일 성이시돌 목장 삼위일체대성당에서 거행된 제5대 제주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님 착좌식에서 우리는 기쁨과 감동의 물결로 가슴 가득한 은총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교구장 착좌식에 대한 기대는 2017년 문창우 비오 신부가 부교구장 주교로 서품되면서 시작되었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교구장 취임이었기에 그 감동은 더 하였다. 코로나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에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 이루어진 착좌식은 한국주교단과 초청 인사 및 신자들이 함께하기 위해서는 협소한 주교좌 중앙성당에서 도저히 행사를 진행할 수 없어 삼위일체대성당으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제주교구 28개 본당별 각10명으로 참석자를 한정, 교구 신자 8만 여명중에서 겨우 300여 명이 참석할 수 있었을 뿐 – 나 역시 본당의 배려로.. 2020. 11. 27.
강우일 주교님과 함께 했던 시간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이 11월 17일 성이시돌 삼위일체대성당에서 감사미사를 마지막으로 은퇴하셨다. 2002년 교구장직에 부임하셨으니, 무려 18년 동안 제주교구 신부 51명과 신자 81,411명 그리고 28개 본당과 9개 공소의 최고 목자이셨다. 이 정도 교세와 교회의 많은 자산 관리 책임자로 소위 장기집권하셨는데도, 낡은 가방 하나만 들고 은퇴 사제들이 함께 사는 ‘현해관’으로 들어가시는 - 세속에 물들지 않은 주교님의 뒷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우셨다. 지난 시간 강우일 주교님과 작은 인연들이 모여 함께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사연들을 떠 올려 보았다. 1. 제주경찰가톨릭신우회 창립 강우일 주교님과 만남은 2008년 제주경찰가톨릭신우회를 결성하고 주교님의 강정 평화운동에 동참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 2020.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