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007

손녀 서현이는 마스크 세대 두 돌 반, 내 손녀 서현이는 외출할때 마스크를 쓴다. 숨쉬기도 갑갑할듯 하지만 집에서 나갈 때면, "마쯔꾸 주세요"하며 스스로 찾아 쓴다. 7월의 둘째 주말, 경기 지역 어느 놀이 가든에는 마스크를 쓴 아이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어느새 착하고 예쁜 우리 아이들이 불편한 마스크를 쓰고 놀아야 하는 세대로 바뀌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내 삶에도 영향을 주어 손녀가 보고 싶어도 갈 수 없게 만들었다. 항공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하는 우려 때문에 참아야만 했는데, 이렇게 가장 작은 미물인 바이러스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을 지배하려고 한다. 그 동안 아들네가 이사를 간다고 해도 코로나 감염 우려로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렇게 6개월 만에 어렵게 만난 손녀와 할아버지는 마스크를 쓰고 대면해야 했.. 2020. 7. 15.
항공기 탑승이 두려운 세상 지난 6월, 서울 사는 아들네가 이사를 했는데 이제야 겨우 다녀왔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항공기 이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에도 코로나 감염자가 20명 발생하였는데 대부분 항공기를 이용한 사람들이었으며, 그 동일한 항공기를 이용했던 승객들은 모두 격리되었다. 우리 부부는 지난 주말을 이용하여 아들네 집을 가기로 하고 항공기를 예약했었는데, 여기 저기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결국 엄마의 항공기 예약을 취소하고 혼자서 방문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 확진자와 동일 항공기를 이용했을 경우, 부부 둘 다 격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내는 아직도 현직 간호사로 취업 중이므로 여러모로 내가 움직이는 것이 편리하였다. 이렇게 우리는 코로나로 항공기 탑승이 두려운 세상이 되었음을 경험하게 되었다.. 2020. 7. 14.
안전한 먹거리 우리가 언제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걱정하게 됐는지 모른다. 예전 우리는 먹을 것은 배고픔을 이기는 방편이었다. 제주 농촌의 아이들은 60년대까지만 너무 가난했다. 아이들은 일상에서 먹을거리를 찾아 산과 들과 바다로 나돌면서, 땅이나 바다에서 나는 모든 동식물과 하늘을 나는 날짐승들을 가리지 않고 먹었다. 어떤 때는 개구리까지 구워 먹었으니 아프리카 오지에서 사는 아이들과 다름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면역력이 강했는지 아니면 신선한 자연식이었는지 배탈이 나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 그런데 먹거리가 넘쳐나는 현대에 와서 오히려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아야 하는 어이없는 사실이다. 배달의 나라 야식의 대표푸드는 반반으로 불리는 치킨이다. 그리고 가족외식의 단골, 삼겹살 불고기와 생선회 ~ 이렇게 .. 2020. 7. 9.
위미마을 '구두미 바당' 내 어릴 적 제주는 척박하고 가난한 섬이었다. 국민학교에서 봄, 가을 소풍을 제외하고는 도시락을 가지고 가 본 기억이 없으며, 점심시간은 아이들이 배고픔을 확인하는 시간일 뿐이었다. 학교가 끝나 책보자기를 허리에 차고 집으로 왔지만 먹을 것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이럴 때 우리가 찾았던 곳이 바로 ‘구두미 바당’이었다. 남원읍 위미리 동 가름(위미2리)에 있는 구두미 바당은 우리에게 바다 수영장이었으며 해산물로 배고픔을 달래주고 물장구치던 아이들이 놀이터였다. 오래전부터 구두미 바당은 ‘고망 낚시’ 장소로 일품이었다. 대나무로 만든 ‘청대(낚시대)’에 ‘물지렁이’를 미끼 삼아 바위 구멍에 집어넣으면 ‘보들락’(베도라치) 두어 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닷가 바위틈에는 구쟁기(소라)와 ‘메옹이’가 .. 2020. 7. 3.
'이효리'오름(궷물오름) 6월 마지막 주일에 ‘생태환경위원회’ 만남이 있었는데, 일명 인기 연예인 ‘이효리 오름’이라고 불려지는 ‘궷물오름’을 탐방했다. 코로나 거리 두기와 장마철 비날씨 사이에 방문한 궷물오름에는 효리오름이라는 유명세 탓인지 많은 탐방객 차량으로 붐볐다. 한 인기 연예인이 제주에서의 삶이 알려지면서 제주의 생태 환경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말이 있다. 사실 연예계와 무관했던 나는 ‘이효리’라는 연예인이 결혼과 함께 제주에서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때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TV 연예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제주에서 삶을 주제로 하는 ‘효리민박’을 시청하면서 그녀의 스스럼없는 연기에 이끌려 아저씨 팬이 되었다. 팬이라고 해 봐야 히트작은 한 곡도 모르면서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정도이지만, 그렇게 많은 걸그룹과 여성 .. 2020. 6. 29.
제주 교폐(敎弊)의 흑역사, 오신락(吳信洛) 사망사건 우리나라의 천주교회 선교사 중에서 1901년 제주도 선교 초기에 발생하였던 신축교안(辛丑敎案, 이재수의 난)은 특이한 경우에 속한다. 1886년 한불통상우호조약으로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프랑스 신부들에게 호조(護照,여권)가 발급되었으며, 고종황제는 프랑스 선교사들에게 ‘여아대’(如我待)‘라는 어명까지 내렸다. 이는 지방관리들에게 외국인 선교사들을 임금처럼 대하라는 치외법권적 지위를 부여해 주는 것이었다. 제주천주교회는 1899년 프랑스 선교사 페네 주임신부와 김원영 보좌신부가 부임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이러한 프랑스 선교사의 지위를 이용하려는 일부 신자들에 의하여 여러가지 교폐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제주 천주교 교폐의 흑역사 중에서 1901년 2월 하논성당에서 발생했던 오신락 사망사건은 지역민들에게 큰.. 2020. 6. 25.
흙담이 없는 '흙담 소나무길' 서귀포 북초등학교 뒤에는 소형차가 겨우 교차할 수 있는 작은 골목길이 있다. 이 길은 별 의미 없이 걷는다면 그냥 '길'이며 차량이 오가는 도로일 뿐이다. 하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면 운치 있는 기품을 가진 소나무 고목들이 길을 따라 울창하게 이어져 있는 ‘흙담 소나무길’임을 알 수 있다. 이 흙담 소나무길은 서귀북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양측 600m 구간에 건물 15층 높이 120년생 소나무 100여 그루가 늠름하게 늘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길은 서귀포시 서홍동 주민들이 8경으로 지정하여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길이며, 2002년 산림청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행정기관과 서홍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지난 몇 년 간 제주지역 소나무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던 소나무 재선충.. 2020. 6. 23.
서귀포 검은여 바다의 용천수 최근 나는 아침에 서귀포 ‘검은여’ 바닷가를 걷는다. 검은여 바다는 서귀포 칼호텔에서 보목 하수종말처리장까지 이어지는 올레길 6코스의 중간지점이기도 하다. ‘검은여’는 바다에 있는 검은색 큰 바위를 부르는 제주말이다. 제주의 바위들은 대부분 울퉁불퉁하고 까만색을 띠는데, 썰물 때 보였다가 밀물에는 바닷속에 잠기는 크고 넓은 바위를 ‘여’라고 부른다. 제주의 어촌에는 ‘검은여’라고 부르는 바다의 암석들이 여러 마을에서 불리어 진다. 이러한 바닷속 검은여는 바다 수영을 하는 어린이들이 잠시 쉴 수 있는 바위이며, 소라를 따는 바다농장이나 동네 총각들이 낚시터가 되었고,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서귀포 검은여 바닷가는 바위틈에서 사시사철 차가운 용천수가 솟아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산.. 2020. 6. 19.
위미 마을목장의 쇠테우리 내 고향 위미리에는 아직도 마을공동목장이 남아 있다. 제주도의 대부분 마을에는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 넓은 마을공동목장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2000년을 전후로 제주개발이라는 광풍이 불어오면서 중국자본과 부동산 졸부들에 공동목장이 팔려나갔으며 골프장이나 리조트 또는 관광개발이라는 이유로 중산간 지역을 파헤쳐지는 와중에도 위미마을목장은 살아 남아 있다. 위미2리 마을 공동목장은 아래에서 보이는 자배봉(망오름) 북쪽과 고이악(고리오름) 일대 23만 평이며, 이 목장은 다른 마을들처럼 목장조합원들의 소유가 아니라 위미2리마을회가 토지의 재산권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마을회 전체 소유였기에 아직도 팔아먹지 못한 이유일 것이다. 위미목장으로 들어가는 망오름 북쪽 입구에는 ‘빌레못’이라는 자그마한 물이 고여 .. 2020.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