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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객을 위한 치유 미사 COVID-19 4차 대유행 조짐에도 불구하고 제주에는 여전히 관광객들은 계속 들어 오고 있다.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른 거리두기가 1년 반이 넘도록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은 지쳐가고 있다. 그래서 여름 휴가철을 맞은 사람들은 어디로 떠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관광객 신자들은 코로나 예방 수칙에 따라, 다른 본당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천주교 제주교구에서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 신자들이 부담 없이 미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연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미사를 준비했다. 이 치유 미사는 매주 토요일 4시 30분에 성이시돌목장 십자가의길에서 시작하여 치유의 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소나무 숲이 있는 제12처 앞에서 미사를 거행하게 된다. 오늘 7.10.. 2021. 7. 12.
황근, 삼백초, 문주란~~ 불로초 공원 가끔은 주변의 풍광들도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매일 저녁에 걸어 보는 운동코스에 서복불로초공원이 있다. 평소에 서귀포의 가장 아름다운 해안 절경인 정방폭포 일대를 ‘중국풍’으로 만들어 버린 공원이었기에 관심 없이 지나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어제 무심코 들려본 작은 공원에는 멸종위기식물과 약초들이 가득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황근은 글자 그대로 노란 꽃이 피는 무궁화다. 사실 우리 국화 무궁화는 국내에 자생지가 없는 수입 나무인데, 황근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토종 무궁화이다. 멸종위기 2급 식물로 성산일출봉 일대의 바닷가 모래땅이나 돌 틈에 자생한다. 삼백초는 멸종위기 2급 식물이며 하논분화구에 자생종이 있다. 삼백(三白)이란 뿌리·잎·꽃 3가지가 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꽃이 필 때쯤 꽃 .. 2021. 7. 6.
갤러리 '버금'을 생각하며, 서귀포 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 하효동에는 아담하고 예쁜 전시공간 버금 갤러리가 있다. 현대식으로 모던하게 지은 목조식 2층 건물 전체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차도 마실 수 있도록 안락의자를 배치하여 카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갤러리는 '삼다감귤'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삼다뚝배기' 식당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카페에서 무료로 차를 제공하고 있으며, 갤러리에서 전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지난 토요일 우리 부부는 식물을 사랑하는 화가 '허정숙 미술전'을 보기 위하여 버금 갤러리를 찾았다. 지난해 전시회에 이어 다시 찾은 화가의 작품은 기후위기에 알맞는 제주의 식물을 주제로 우리에게 어린 날의 순수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찾아오는 화가 남편의 짙은 색소폰 .. 2021. 6. 28.
제이슨 신부가 그린 에밀 타케 초상화 우리 집 거실에는 제주의 가치를 빛낸 사제이자 식물학자 에밀 타케 신부의 초상화가 있다. 이 초상화는 몇 년 전 이시돌 목장에서 사목하였던 성골롬반회 제이슨 신부가 제주도에서 많은 일을 하신 홍로성당 에밀 타케 신부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초상화를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에밀 타케 초상화를 그린 제이슨 신부는 초상화 그림을 제주교구 사제에게 전달했는데 어쩌다 우리 집까지 오게 되었다. 이는 평소 타케 신부에 대한 관심으로 기념사업을 추진해 왔던 사람이 보관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으로 받아드렸다. 제주 천주교회에 에밀 타케 신부의 사진은 몇 장 남아 있지 않다. 1900년대 초에 사진기가 귀했던 시절이었음을 감안해도 사진 자료가 너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 제주교구에서 사용하는 타케 신부의 공식 사진은 긴.. 2021. 6. 26.
제주의 5월 장마 제주에서 예전에는 ‘오월 장마’라는 말을 많이 썼다. 음력 오월은 양력으로 대략 6~7월이다.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한 달 이상 흐리고 비 내리기를 반복하는 특이한 시기가 든다. 이른바 제주의 5월 장마였다. 어릴 적 어른들에게서 들었던 5월 장마에 대한 표현이 우습다. “‘왁왁 일레’ ’주룩주룩 열흘‘ ’빼쪽일레‘’우릉쾅 사흘‘” 5월 장마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한 달간을 아주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는 이 말을 풀이해보면 정말 현대에서도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 말 ’일레‘는 ’이렛날‘ 즉 일주일을 말한다. ’왁왁일레‘에서 ’왁왁‘은 ’캄캄하다‘이므로 즉 장마의 시작은 먼저 어두울 정도로 자욱한 안개가 일주일간 계속된 후 장대비가 주룩주룩 열흘 동안 쉬지 않고 내리게 된다. 장마의 후반부에.. 2021. 6. 25.
문창우 주교, 신축교안 120주년 심포지엄 기조강연 120년 전 이 땅 제주에는 천주교 신자 5~600여 명이 같은 제주도민들에 의해 피살되었던 불행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보는 시각에 따라 '신축교안' 또는 '이재수의 난', '제주민란', '신축항쟁', '제주교란' 등 같은 사건임에도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천주교 제주교구에서는 두 번째 돌아온 신축년을 맞아 "신축교안, 기억과 화합"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서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기조 강연을 통해 교회의 반성과 진정한 화해를 통하여 제주 사회의 '새로운 복음화의 싹'을 틔워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1901년 5월 발생한 민란으로 천주교 신자 309명이 피살된 신축교안(辛丑敎案)을 신축년에 일어난 신축교란 또는 신축교난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교란(敎亂)' 또는 '.. 2021. 6. 23.
사라져 가는 일반 전화기 최근 궂은 비 내리던 날, 어느 페친(Facebook Friend)이 통기타 연주로 낭만 가수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를 열정적으로 부르는 동영상을 보았다. 울적한 날씨에 어울리게 모처럼 감성에 젖어 그 노래 가사를 찾아 유튜브로 들으면서 옛날식 다방을 떠 올려보기도 하고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우리 주변에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 일상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아쉬운 것은 이발소였다. 미용실에 밀려버린 이발소가 이제 서귀포에 몇 개 안 남아서 1당에 한 번 이발할 때는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나처럼 이발소 세대는 미용실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불편함이 없음에도 섭섭하게 사라져 버린 .. 2021. 6. 22.
'신축 화해의 탑' 제막의 의미 제주의 선교 초기 가장 불행한 교회사는 '신축교안'이었다. 1901년 발생하여 올해로 120주년을 맞이하는 신축교안은 '이재수의 난' 또는 '1901년 제주민란' '신축 제주항쟁' 등 여러명칭으로 불리며 많은 도민들이 피해를 입은 제주 근세사의 일대 사건이었다. 오늘 '천주교 제주교구'와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가 한 자리에 모여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황사평 성지에서 가진 '신축 화해의 탑' 제막식은 당시 여러 사정으로 대립하였던 도민들간 화합의 상징적 의미가 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화해의 분위기는 2003년에도 제주 천주교와 제주항쟁 기념사업회가 '화해와 기념을 위한 미래 선언'을 발표하면서 '제주 신축교안의 공식 화해'를 선언한바 있다. 그러한 노력과 화해 선언을 토대로 오늘 신축교안의 .. 2021. 5. 30.
'숲세권'의 경험 어디에선가 '숲세권'이라는 말을 들었다. 아마도 도심에 교통이 편리한 전철역 주변 '역세권' 부동산이 좋다는 말과 대비하면 될듯하다. 아파트 주변에 언제나 걸을 수 있는 숲이 있다면 건강 관리에 좋은 것은 틀림이 없다. 모처럼 시간을 내어 열흘간 아들네 집에 머무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손녀 노엘라와 노는 것이었다. 세 살 반 손녀와 소꿉놀이 재미는 아마도 모든 할아버지의 로망일 것이다. 그다음은 머무르는 내내 숲세권 힐링의 신선함을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제주에 사는 사람이 나무숲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서귀포 우리 집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바다가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제주의 바닷가 도로는 온통 시멘트 길로 덮여 있다. 그리고 해안도로를 지나는 자동차 매연과 강렬한 햇빛은.. 2021.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