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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꽃 문양 목판 인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를 만들어낸 우리나라의 전통 인쇄 기법 중 목판 인쇄를 체험하는 기회가 있었다. 오늘 목판 인쇄에 사용된 나무는 굴무기(느티나무)라고 하는데, 사오기(벚나무)와 함께 전통적으로 인쇄용 목판에 사용하였던 나무라고 한다. 이 목판 인쇄 기법은 직지 심경과 팔만대장경을 찍어 내었던 방밥이라는 설명을 듣고 더욱 흥미가 돋았던 것도 사실이다. 목판 인쇄할 제주도 자생지 왕벚꽃은 권세혁 화백의 그림이고 목판은 유영민 서각가의 양각 새김으로 제작하였다. 목판 인쇄에서 중요한 재료 중에 하나는 당연 먹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먹물은 그냥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백반과 소금과 식초를 조금 넣고 약한 불에 녹이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는 먹물의 증발을 빠르게 하고 한지에 먹물이 번지는 것을 .. 2022. 6. 15.
하논성지 '틀낭' 봉헌 하논성지는 1900년 6월 12일 설립되었던 천주교 제주교구의 사적지 하논성당터를 말한다. 산남 지역 최초의 성당이며 남부지구 7개 성당의 모태 성당이었던 신앙의 못자리 하논성당은 1901년 5월에 발생한 신축교안(이재수의 난)으로 많은 신자들이 피살되고 성당이 피폐해져 1902년에 홍로로 이전하게 된다. 하논성당은 1948. 11월 제주 4.3사건 당시에 무장대 침입을 이유로 주민들이 소개되면서 하논마을 전체가 불타버렸다. 이때 하논성당터는 물론 봉림사 사찰을 비롯한 초가집 16호가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후 70년 동안 하논성당은 아무도 찾지 않은 잃어 버린 성당이 되었으며, 서귀포성당 사람들 조차도 정확한 위치가 어디인지도 모른체 모두에게서 잊혀져 버린 사적지가 되었다. 2010년 나는 우연한.. 2022. 6. 12.
감귤 당도 측정 대형마트의 과일 판매대에서는 당도가 표시된 과일을 볼 수 있다. 과일의 당도를표시하는 단위는 브릭스(Brix)라고 하는데, 브릭스란 과일즙 100g에 녹아 있는 당분의 그램(g)을 말한다. 따라서 당도가 높을수록 단맛이 많이 난다는 말이다. 아래 한라봉은 당도가 12브릭스로 표시되어 있으므로 대체로 맛있는 감귤이라고 보면 된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은 품종에 따라 당도의 기준이 정해져 있다. 극조생감귤 8브릭스, 조생온주 9브릭스, 하우스감귤 10브릭스, 황금향 10브릭스, 천혜향과 레드향 11브릭스, 한라봉 12브릭스로 기준을 정하고 이 기준보다 당도가 높아야 출하가 가능하다. 그러나 나무에서 잘 익은 감귤은 기준보다 당도가 더 높아 조생 온주에도 당도가 16브릭스 이상 나오기도 한다. 당도를 측정하.. 2022. 6. 6.
100년이 지난 두릅나무꽃 이른 봄 산나물의 여왕은 단연 두릅나무 순이다. 두릅은 독특한 향과 맛이 있어 오래전부터 인기가 있었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맛 때문에 두릅나무는 새 순을 올리자마자 꺾이는 비운을 겪는 나무이다. 물영아리 오름 부근에는 내가 잘 아는 두릅나무 군락지가 있었다. 10여 년 전 고사리 따러 갔다가 물영아리 서쪽 곶자왈 입구에서 그리 크지 않은 두릅나무가 50그루 이상 자생하고 있는 장소를 알게 되었으며, 그후부터는 매년 5월 초 다시 찾아가 두릅순을 적절하게 채취하며 관리했다. 그런데 3년 전부터는 두릅을 따지 못했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두릅을 채취하면서 새순까지 모두 따 버렸기 때문에 두릅나무가 고사되기 시작하였다. 올 해 다시 찾은 두릅나무 군락지에는 말라버린 고사목들만 가득 남아.. 2022. 6. 3.
성지(聖枝)를 만드는 사람들(참소중한 당신 2022.6월호) 성지(聖枝)란 축복받은 나뭇가지를 말한다. 제주도 읍면지역 10여개 성당에서는 매년 성지주일에 사용하는 100만개 이상의 편백나뭇 가지를 만들어 대도시 성당에 판매하면서 성당운영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렇게 식물을 활용하여 성당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100년전 에밀 타케 신부 당시에도 있었으니 참 좋은 비유가 아닌가? (성당에서는 보통 성지를 '성지가지'로 알기 쉽게 부르고 있는데, 편집부에서 동어 반복적 사용이라며 수정해 주셨다.) 성지(聖枝)를 만드는 사람들 성경에는 하느님께 축복받은 일곱 가지 식물이 나온다. 구약 신명기에 하느님께서 너희를 좋은 땅으로 데리고 가시는데 그곳은, “밀과 보리와 포도주와 무화과와 석류가 나는 땅이며, 올리브기름과 꿀(대추야자)이 나는 땅이다.”(신명 3,8)라고 .. 2022. 5. 31.
제주교구 틀낭학교 수료식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에서는 생태 영성 활동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틀낭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도부터 시작한 틀낭학교는 전례없이 인기있는 교육으로 현재 수료자는 500여 명을 윗돌고 있을 정도, 지난 월요일에는 제4기 틀낭학교 124명에 대한 수료 미사가 있었다. 틀낭학교는 지난 해부터 코로나 영향으로 ZOOM을 이용한 비대면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수료하기 위해서는 3개월 동안 매주 월요일 저녁(2시간)에 12강을 받아야 하는데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교회에서 일상적으로실시하고 있는 교리교육 형태의 강의가 아니라, 제주의 자연 보호와 일상생활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부담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것 같다. 지난해 처음 접해보는 ZOOM 화상회의 .. 2022. 5. 29.
산딸나무(틀낭) 꽃과 열매 한라산에는 '틀낭'이 많이 자란다. 제주어로 틀낭은 열매를 뜻하는 '틀'과 나무를 뜻하는 '낭'을 합친 이름인데 '산딸나무'를 말한다. 산딸나무는 늦은 봄 5월에 십자가 모양의 하얀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를 맺는데, 넉장의 꽃잎이 십자가 모양을 닮았으며 예수님 수난 십자가를 만든 나무가 산딸나무로 알려지면서 십자나무로 불린다. 예전에는 한라산 숲속에 들어가야만 틀낭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산딸나무는 수형이 아름답고 하얀꽃과 빨간 열매를 맺기에 정원수로 인기가 높으며, 제주시 과학단지에는 가로수로 조성되어 있는 등 여기저기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유럽의 설화에는 원래 산딸나무(Dogwood)는 딱딱한 재질을 지니며 10m 이상 높고 크게 자라는 나무였는데, 예수님 십자가로 사용된 이후에.. 2022. 5. 28.
한라산 최고령 왕벚나무를 찾아서 2016년 산림청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 한라산에 자생하고 있는 최고령 왕벚나무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제주시 봉개동 개오름 남동쪽에서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의 목편을 추출 분석한바 수령이 무려 270년으로 추정되었으며, 높이 15.5m, 밑동 둘레 4.49m 지금까지 알려진 왕벚나무 중 최대 크기"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자생지를 찾지 못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최고령 왕벚나무를 우연한 기회에 만날 수 있었다. 서귀포에서 매년 개최되어 왔던 봄맞이 축제의 프로그램으로 왕벚나무 주권 찾기 포럼과 함께 왕벚나무 자생지 생태 문화 탐방이 있어 함께하였다. 사실 왕벚나무 자생지는 매년마다 탐방하고 있었기에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올해도 지난 4월에 틀낭학교 과외 행사로 왕벚나무 자생지 4개소를 전부 돌.. 2022. 5. 27.
제주의 자리돔(물회, 강회, 구이) '자리회를 먹을 줄 알면 제주사람이다.'는 말이 있다. 자라회는 제주사람들이 즐겨 먹는 보편적인 토속음식임에도, 안 먹어본 사람은 뼈가 있는 자리회를 먹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최근 자리회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맛있는 것에 대한 입맛도 보편화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자리돔은 늦은 봄에서 초 여름까지 한라산 남쪽 바다에서 잡히는 제주도 특산 계절 어종이다.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자라돔 어항은 서귀포시 보목포구인데 '자리돔 축제'가 열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5월이 무르익는 요즘 보목포구에서는 매일 오전에 자리 판매장이 열리는데 크기에 따라 1kg당 가격은 1만~1만2천원으로 클 수록 맛있고 비싸다 자리는 보리가 잘 익어 수확하는 5월 중순, 이 시기가 산란기여서 가장 맛있다.. 2022.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