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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TV 합창 페스티벌 코로나 상황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문화계에 대한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비근한 예로 내가 속해있는 '서귀포아트콰이어합창단'만 보더라도 지난해는 연습 한 번 제대로 못해보았으며, 올해 역시 상반기는 합창단이 있는지도 모르게 유야 무야 지나가 버렸다. 공연이 있어야 존재감이 빛나는 음악계 예술인들은 노래를 할 수 없으니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짐작할만 하다. 그래서 이번 KCTV 합창 페스티벌은 코로나라는 음악계의 가뭄에 단비를 만난것과 같은 기회였다. 비록 관중이 없는 녹화방송으로 촬영하였지만 우리가 무대에서 하모니로 하나되는 합창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행히 출연하는 합창단과 거리두기 시간 조정으로 우리는 오랬만에 마스크를 벗고 .. 2021. 11. 30.
면형의 집, 에밀 타케 녹나무 서홍마을 사람들에게는 타케 신부와 관련된 이야기가 마치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그 전래 중에는 이 면형의 집 녹나무를 타케 신부가 심었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이 나무를 '에밀 타케 녹나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귀포시 서홍동에 있는 면형의 집은 원래 1902. 7월 에밀 타케 신부가 설립했던 홍로본당이 있었다. 이 성당은 1937년에 현재의 서귀포성당으로 이전하여 공소가 되었다가 한국복자수도원에서 피정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당시 건물들은 모두 사라졌으나 정원에 있는 이 우람한 녹나무는 여전히 살아 남아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서홍동마을회에서는 마을에서 가장 뜻있고 아름다운 여덟곳을 지정하여 '서홍8경'으로 부르고 있다. 그 서홍 8경 중에는 에밀타케 신부와 관련된 곳이 무려 3개소가 있는.. 2021. 11. 23.
참 소중한 당신(11월호): 제주관광 개발과 오버투어리즘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맞아 제주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참 소중한 당신 11월호에는 매주 토요일 성 이시돌 목장에서 개최되는 미사와 함께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파괴와 제주민들이 오버투어 리즘(over tourism)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제주 관광 개발과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 제주의 가을 들녘은 억새꽃으로 가득하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철 늦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주말이면 은빛 억새가 물결치는 오름을 오르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미 관광지로 변해 버린 제주의 오름들은 인간의 발길로 점점 훼손되어 가고 있다. 멀리 탐라 시대부터 말을 키워왔던 제주였지만 이제는 넓은 초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마을 공동체에서 관리해왔던.. 2021. 11. 3.
식물종 다양성과 에밀타케(틀낭학교 강의) 지난 주 틀낭학교에서 에밀 타케 식물 이야기에 대한 강의를 마쳤다. 비대면 줌(ZOOM)을 이용한 강의였지만 연속 2시간을 강의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강당에서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와 달리 온라인 강의는 종료와 동시에 청중들의 감상평이 댓글을 통하여 적시되기에 수강자의 반응에 대하여 부담이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줌 강의를 들은 200여명의 수강자 중에서 많은 분들이 호의적인 댓글 반응과 함께 수강자료 요청하고 있어, 강의 준비 기간동안 힘들었던 사연들을 잊어 버릴 수 있음에 보람을 느꼈다. 틀낭학교는 천주교 제주교구에서 실시하는 생태환경운동가 양성과정으로 지난 9월부터 매주 월요일 2시간씩 12강이 이어지고 있다. 강의 내용은 생태환경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기후와 환경 .. 2021. 10. 31.
하논성지, 신축교안 '화해의 탑' 건립 2021.10.16(토) 14:00 가을비가 종일 내리는 가운데 하논성당터에서 신축 화해의 탑 제막식이 있었다. 이 행사에는 천주교 측에서는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를 비롯하여 성직자, 수도자와 남부지구 성당 회장단 등 30여명과 신축항쟁기념사업회 공동대표 송재호 국회의원 등 대표단이 함께하였다. 이 화해의 탑은 신축교안 120주년을 맞아 지난 5월 당시 민군의 주둔지였으며 희생자들이 안장되어 있는 황사평 성지에 세운바 있으며, 오늘은 교안 발생의 원인지였던 하논성당터에 또 하나의 화해의 탑을 세우면서 교회는 신축교안의 원인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면서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진정한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화해의 탑 "이곳 하논 본당은 신축교안 전후 배경안에서 제주도민과의 충돌의 소용돌이에.. 2021. 10. 17.
참 소중한 당신(10월호) : 코로나 국제미아 이제 가을이 왔다. 그냥 자유롭게 해외 여행을 오갔던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신앙지로 알려져 있는 참소중한 당신 10월호에는 코로나 국제미아(國際迷兒)라는 제목으로 우리 아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베트남 하노이에 거주하던 딸 내외가 싱가포르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코로나 락다운으로 오도 가도 못했던 에피소드이다. 참으로 작은 바이러스가 우리 인간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참으로 대단한것 같다. 코로나 국제미아(國際迷兒) 최근에 코로나 국제미아(國際迷兒)라는 말이 있다. 외국에 나갔다가 COVID-19 팬데믹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 단어이다. 코로나 초기에 이스라엘에서 강제 격리되었던 한국인 성지순례단이 그러했고,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던 크루즈 유람.. 2021. 9. 29.
추석 풍습의 변화 제주에서는 추석을 '팔월명질'이라고 불렀다. 우리 어린 날에는 설날이나 단오에도 명절을 지냈는데, 명절의 이름은 '정월명질'이나 '오월명질'이라고 단순히 숫자로 붙여 불렀었다. 그리고 제주 사람들은 추석에 '명질 먹으래 간다'고 조상을 위하는 제사보다는 살아있는 친족들이 모여서 먹는다는 것을 중요시했던것 같다. 이는 1년 열두달 중에 하얀 곤밥(쌀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은 명절과 제사가 유일하였기에 '제사 먹으래 간다.'고 표현하였던것 같다. 친족들이 함께 모여서 먹는것으로 생각하였던 것은 명절에는 남녀노소 수십명이 친척집마다 방문하며 제사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우리 집안인 경우 8촌까지 명절날 하루에 8번 제사를 지냈으며 음식도 8번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후에 친족을 6촌까지 분리했다가 현.. 2021. 9. 21.
제주 벌초 풍습의 변화 제주에는 아직도 여러 분야에 괸당(친족) 문화가 많이 남아있다. 제주의 독특한 풍습 중에는 식개(제사), 명질(명절), 잔치(결혼 피로연), 영장(장례) 등 여러 분야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모듬 벌초는 제주만이 가질 수 있는 특이한 괸당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제주에서 벌초하는 날은 음력 8월 초하루로 정해 있었다. 팔월 초하루가 되면 비가 오나 바람이 불거나 친족들이 모두 모였다. 심지어는 서울에서 내려오기도 하고 직장인들은 휴가를 받았으며 어쩔 수 없이 벌초에 참여 못 할 경우는 금품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제주도의 학교들은 음력 8월 초하루에 벌초방학을 하여 학생들이 벌초에 참여하도록 했으며, 공무원과 지역농협에서도 벌초 휴가를 주기도 하는 등 모듬 벌초는 제주지역의 특.. 2021. 9. 5.
제주의 여름 토속 음식(호박잎국, 콩잎, 차롱밥, 물외냉국) 우리 어릴적 가난의 땅 제주에서 먹었던 음식은 너무 단순하였다. 감귤과수원이 조성되기 이전 제주의 농촌은 봄에는 보리, 가을에는 고구마를 수확하는 단순한 2모작 농사였다. 그래서 가장 무더운 8월에는 감저(고구마)밭에 잡초를 제거해 주어야 하는데, 찜통 더위에 하루종일 앉은뱅이 걸음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주 힘든 - 소위 극한직업이었다. 이렇게 고된 밭일 중에도 점심은 먹어야 하는데, 차롱밥에 물외냉국 그리고 자리젖과 콩잎이 전부였다. 냉장고가 없었던 그 시절에는 여름에 음식물의 부패가 가장 큰 문제였다. 여름날 밭에서 점심밥을 변하지 않게 보관하기 위하여 자연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차롱밥’이다.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 ‘차롱’에 보리밥을 퍼담고 돌담 옆 나뭇가지에 매달아 두면.. 2021. 8. 27.